소주는 다음날 속 쓰리고
막걸리는 먹고 당일날 머리가 아프고
그래도 소주보다는 사발에 가득 부어 망나니 마냥
그릇 옆구리 잡고 먹는 막걸리지.
등산이라면 질색하는 내가 끝내주는 밤막걸리
사준다는 꼬드김에 넘어가 추워지기 전
등산을 한 적이 있다. 오르는 내내 비 맞은 땡중처럼 중얼 걸렸는데 세상에 밤 막걸리는 너무 달콤하고 고소했다.
물맛 좋은 고장 포천 양조장 9곳
막걸리의 맛을 결정하는 데는 물 맛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로부터 물 맛 좋은 곳에 양조장이 들어섰다고 하는데
경기도에 20곳이 넘는 막걸리 양조장 중
포천시에만 9곳의 공장이 있다.
전통술 1000여 종 중
농민의 삶에 자리 잡은 막걸리
옛 문헌 기록에 따르면 한국의 전통술의 종류는 1000종이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가장 친숙하게 오랫동안 자리 잡은 술은 막걸리 일 것이다.
예로부터 농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간식 같은 역할도 했으니 말이다.
일제 해방 이후 전쟁을 겪으며 곡물이 부족해지자
1960년대 양곡관리법이 시행됐고 쌀이 주원료였던
막걸리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때를 기점으로 쌀이 주원료인 전통주의 명맥을 많이 끊어져 버렸고
막걸리는 주식인 쌀 대신 잡곡 혹은 밀가루로 만들면서 옅어진 맛만큼 사람들의 막걸리 사랑도 옅어졌다.
최근 양곡관리법이 완화되면서
다시 전통주가 등장하고 있다.
포천의 물맛에 반해 포천 이동면에 잡은 이동주조는
쌀 대신 밀가루로 막걸리를 빚으면서 명맥을 이어갔고
1993년 일본에 효모와 유산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를 수출하면서 크게 성공했다.
국내산 쌀 100% 햅쌀 막걸리
막걸리의 가격은 생수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이다. 그래서 주재료인 쌀을 국내산이 아닌 수입해서 사용했는데 이동막걸리, 일동막걸리, 배상면주가 등이
포천쌀 100% 사용한 햅쌀 막걸리를 출시했다.
느린 마을, 산사춘으로 유명한
배상면주가는 ”산사원“이라는 이름의 전통 술 박물관을 개관했다. 술 역사도 한눈에 볼 수 있고
시음도 해볼 수 있다.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고 막걸리의 단맛을 내려면
기존보다 쌀을 5배는 써야 한다고 한다.
음주가무를 사랑하는 우리나라가
전쟁 이후 양곡관리법을 시행을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등산은 싫으니 마트에서 사다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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